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이유로 시작한 운동이었다. 늘어가는 뱃살을 잡기 위해, 저질 체력을 개선하기 위해, 조금 멋진 몸매를 갖기 위해. 해 본 것들도 많았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배우기 시작한 수영. 동네 피트니트 센터를 다니다가 우연히 들어간 요가 수업. 막연한 동경으로 시작한 댄스. 그리고 걷기, 뛰기, 윗몸일으키기, 따라하기 비디오 등등. 모두 나름의 재미도 있었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ET 배도 좀 들어갔고, 물을 무서워 하던 것도 괜찮아졌으며, 저질 체력도 개선이 보였다. 그러나 가장 큰 수확은 내 몸에 대해 전보다 잘 알게 되었다는 것. 관절이 전하는 느낌, 근육이 하는 얘기, 발바닥으로부터 전달되는, 손 끝에서부터 느껴지는 많은 이야기들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귀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 운동은 내 몸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임을 깨달은 것. 어쩌면 그것은 살을 빼는 것보다, 강한 체력을 갖는 것보다, 좀 더 무언가를 잘하게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