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verythinged, by Levine

Slowly,

주위를 돌아보면 다들 참 빠르다. 밥먹는 것도, 차를 앞질러 가는 것도, 일을 이뤄내는 속도도.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빠른 게 아니라 그냥 급한 것임을 모른다. 급하게 밥을 먹고, 급하게 차를 앞질러가고, 급하게 일을 처리하고. 그러다보니 결과는.

빠른 것이 좋은 때도 있다. 편리함도 가져다 준다. 그러나 항상 빠르고 편리한것만을 추구하다보니 잃어버리는, 혹은 그냥 쉽게 지나치는 것들이 더 많다. 꾹꾹 손으로 펜을 누르며 쓴 엽서나 편지에서 느껴지는 다정함이나 정성, 수화기 너머 목소리로 그려지는 표정, 두 발로 듣는 땅의 목소리와 머릿결을 스쳐가는 바람의 노래, 또박또박 눈으로 듣는 거리의 풍경들, 그리고 ‘진짜’ 연결되어 있는, 가까이 다가가는, 서로를 바라보는, 서로가 닿아있는, 만남. 지금보다 느린 것들이 주는 꽤 근사한 것들.

우리는 조금 느릴 필요가 있다, 아니면 가끔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