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verythinged, by Levine

Would you marry me?

결혼을 한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함께 사는 것 이상의 것. 두 개인의 능력, 재산, 배경 등의 조건보다 더 많은 것을 맞춰 간다는 것. 가치와 효율성이 서로 상반되는 결정을 요구할 때, 효율성을 선택하는 비즈니스가 아닌 것.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오래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때론 뒤로 가야할 수도 있는 길. 두 사람의 개인이 하나의 무엇을 만드는 것. 각자 개인의 세계가 서로의 통로가 되어 더 많은 세계가 연결되는 것. 서로 귀한 자식으로 대접받다가 스스로를 챙겨야 할, 더 나아가 누군가를 챙겨주게 되어야 할 위치가 되는 것.

그런 거창한 것들이 아니더라도 결혼 생활을 영위한다는 것은, 잠 잘 때 코골이/이갈이/뒤척임/이불 쟁탈전을 치루는 것. 변기 커버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에 신경쓰는 것. 옷이나 양말을 벗어 빨래통에 잘 두는지, 그냥 허물벗어 내듯 내버리는 지 싸우는 것.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먼저 넣는지, 면을 먼저 넣는지 합의하는 것. TV 채널 결정권을 쟁취하기 위해 다투는 것. 서로의 갖은 투정과 짜증을 받아내는 것. 엄마가 해주던 장보기/밥하기/설거지/빨래/청소 등의 티나지 않는 일이 모두 우리의 일이 되는 것. 서로의 언어가 달라 작은 말 한마디에 화나고, 슬프고, 상처받아도 또 다른 작은 행동 때문에 기쁘고, 감명깊고, 행복하게 되는 것. 연애시절은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이었고, 그 무대 뒤의 모습까지 지켜보게 되는 것. 그리고 아직은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일들이 얼만큼 힘들지, 행복할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함.께. 하는 것.

그래도, 우쥬메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