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verythinged, by Levine

말, 말? 말!

우리는 말이나 글로 생각이나 사실, 감정들 외에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종종 그 말이나 글이 표현의 전부인 것처럼 함정에 빠져 버린다.

주로 생각은 언어로 움직이고 변화하지만 때로는 그림으로, 움직이는 연속된 장면으로, 소리로, 맛으로, 감촉으로, 기분으로 나타나는 생각들도 존재한다. 그러한 여러 가지의 것들을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 위해 한번의 변환을 거쳐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이 변환은 가장 처음의 생각이 언어로 표현되는 과정에서 손실 또는 살이 붙는 첨삭이 이루어져 원래의 것과는 차이가 생긴다. 그리고 이렇게 표현된 말과 글을 전달받는 입장에서도 그 언어를 해석하는데 변환 과정이 필요하게 마련인데 여기서 또 다시 살이 붙거나 손실이 이루어져 원래의 생각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전달된다. 예컨대 나는 테니스 공을 던졌는데 받는 사람은 농구공이나 야구공, 테니스 라켓으로 받기도, 자동차나 책, 옷으로 받기도 한다. 말이나 글 뿐 아니라 사진, 음악, 그림, 이야기, 동영상 등의 다른 의사 소통 방법들도 마찬가지.

모든 의사 소통 수단은 뇌 속의 모든 내용을 Copy & Paste 하지 못하는 한 태생적으로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다. 뇌 속의 모든 내용을 Copy & Paste 하더라도 그 내용을 바라보는 관점, 받아들이는 감정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쩌면 말이 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더 많은 말과 글 혹은 다른 의사 소통 수단으로 언어가 가진 태생적 오류 혹은 오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같은 언어를 쓰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서로의 언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그저 각자의 언어로 짖어댈 뿐이다.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말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보라는 말 처럼, 말에 갇혀 있지말고 말이 표현하려하는 원래의 것을 바라보아야 한다.